상관계수가 자산배분에서 중요한 이유

분산투자를 위해 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시장이 하락할 때 계좌의 모든 자산이 동시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투자상품의 개수는 충분히 많지만 실제 위험은 생각만큼 분산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입니다.

상관계수는 두 자산의 수익률이 어느 정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1에서 +1 사이의 숫자로 나타냅니다. 서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자산을 여러 개 보유하면 투자대상의 숫자는 늘어나도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률의 움직임이 서로 다른 자산을 조합하면 한 자산이 하락하는 시기에 다른 자산이 손실을 일부 완충하면서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폭을 줄일 가능성이 생깁니다.

자산배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몇 개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각각의 자산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1.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상관계수는 일반적으로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집니다.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0에 가까우면 두 자산의 움직임 사이에 뚜렷한 선형적인 관계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개념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두 자산이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

• 0: 두 자산의 움직임 사이에 뚜렷한 선형관계가 없는 상태

• -1: 두 자산이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

실제 금융시장에서 장기간 정확하게 +1이나 -1을 유지하는 자산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상관계수는 고정된 성질이 아니라 시장환경과 분석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상관계수가 높으면 분산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A주식과 B주식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두 기업은 이름도 다르고 각각 다른 종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같은 산업에 속하고 비슷한 경제변수에 영향을 받는다면 주가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황이 좋아질 때 두 종목이 함께 상승하고 업황이 나빠질 때 동시에 하락한다면 두 자산의 상관관계는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투자금을 A와 B에 절반씩 나누었더라도 특정 산업의 충격이 발생하면 두 종목에서 동시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종목 수로는 2개지만 위험요인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자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분산투자를 판단할 때 보유종목의 숫자만 세어서는 부족한 이유입니다.

3.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을 조합하면 변동성을 낮출 가능성이 생깁니다

두 자산의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비슷하더라도 서로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면 포트폴리오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자산이 상승할 때 B자산은 크게 움직이지 않고, A가 하락하는 시기에 B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에서 발생한 가격변동이 포트폴리오 전체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자산의 부진을 다른 자산이 일부 완충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산효과입니다.

여기서 목표는 반드시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만 찾는 것이 아닙니다.

완벽한 음의 상관관계가 아니더라도 두 자산이 항상 같은 방향과 같은 폭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조절하는 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4. 포트폴리오 위험은 개별 자산의 변동성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자산배분에서는 각 자산이 얼마나 위험한지뿐 아니라 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전체 위험을 결정합니다.

두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해서 생각하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에는 다음 요소들이 영향을 줍니다.

• A자산의 변동성

• B자산의 변동성

• 각각의 투자 비중

• A와 B의 상관계수

같은 두 자산을 같은 비율로 보유하더라도 상관계수가 달라지면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이 개별 금융상품의 위험만 분석하는 것과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분석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위험자산을 추가했는데 오히려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 증가폭이 크지 않거나 특정 조건에서는 분산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자산 간 상관관계 때문입니다.

5. 간단한 사례로 상관계수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A와 B라는 두 자산의 변동성이 각각 연 10%이고 투자금도 50%씩 배분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만약 두 자산의 상관계수가 +1이라면 두 자산이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셈입니다.

이 경우 두 자산을 절반씩 나누어도 포트폴리오 변동성은 약 10%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상관계수가 0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두 자산의 움직임이 완전히 겹치지 않으면서 포트폴리오 변동성은 약 7.1%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상관계수가 -1이고 두 자산의 변동성과 비중이 정확하게 같다는 극단적인 가정에서는 한쪽의 움직임이 다른 쪽을 상쇄해 이론적으로 변동성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도 가능합니다.

실제 금융시장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지만 상관계수가 분산효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기에는 유용한 예시입니다.

6. 같은 국가와 산업에 집중하면 숨은 상관관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종목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실제 포트폴리오는 특정 위험에 집중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반도체와 IT 관련 기업을 여러 종목 보유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업별 사업구조에는 차이가 있더라도 글로벌 기술 수요나 반도체 업황, 환율과 같은 공통적인 요인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금융주를 보유한 경우에도 금리와 경기, 금융규제 같은 공통 변수에 함께 반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TF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름의 ETF를 여러 개 매수했지만 주요 편입종목이 겹친다면 실제 투자노출은 예상보다 비슷할 수 있습니다.

분산 정도를 판단하려면 상품의 이름보다 기초자산과 산업, 국가, 위험요인을 살펴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7.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도 항상 일정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자산배분에서는 주식과 채권을 함께 보유하는 전략이 많이 활용되어 왔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서로 다른 경제요인에 반응하는 구간에서는 두 자산을 조합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식이 하락하면 채권이 반드시 상승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기 상황에 따라 두 자산의 상관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급격한 물가상승과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는 주식의 가치평가에 부담이 발생하면서 채권 가격도 금리 상승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낮았던 상관관계가 앞으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8. 시장위기에서는 자산 간 상관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산투자에서 주의할 부분 중 하나는 평상시와 시장위기의 상관관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던 위험자산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하면 동시에 하락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여러 시장에서 매도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의 데이터만 사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예상보다 분산효과가 작아지는 결과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산배분에서는 평균적인 상관계수뿐 아니라 과거의 큰 하락장에서 자산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함께 분석할 가치가 있습니다.

9. 상관계수가 낮다고 무조건 좋은 자산은 아닙니다

상관계수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투자대상의 품질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자산이 기존 포트폴리오와 거의 관계없이 움직인다고 해도 장기적인 기대수익이 매우 낮거나 손실위험이 지나치게 크다면 투자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동성이 낮거나 거래비용이 크다면 실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자산배분에서는 최소한 세 가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 개별 자산 자체의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

• 기존 포트폴리오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가?

좋은 분산자산은 단순히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과 기대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10.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상관계수를 해석할 때는 통계적인 관계와 원인을 구분해야 합니다.

두 자산이 일정 기간 높은 상관계수를 기록했다고 해서 한 자산의 움직임이 다른 자산의 가격을 직접 움직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자산이 동일한 경제변수의 영향을 받아 함께 움직였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기업의 주가가 동시에 상승한 이유가 서로에게 영향을 줬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산업의 수요 증가로 양쪽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상관계수는 움직임의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이지 그 움직임이 발생한 경제적인 원인까지 설명해 주는 지표는 아닙니다.

숫자를 확인한 다음 두 자산이 왜 그런 관계를 보였는지까지 분석해야 합니다.

11. 분석기간을 바꾸면 상관계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1년 동안 계산한 상관계수와 10년 동안 계산한 상관계수는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제환경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저금리와 경기확장기가 포함된 기간,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기가 포함된 기간은 자산별 움직임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의 데이터는 최근 시장환경을 잘 반영할 수 있지만 일시적인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긴 기간의 데이터는 다양한 시장환경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의 구조적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관계수를 하나의 고정된 숫자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기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인지 살펴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12. 자산배분에서는 상관계수의 변화 가능성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투자자가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과 기타 자산을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각 자산의 상관관계가 낮아 효과적인 분산이 이루어졌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시장환경이 바뀌면 자산 간 관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때 과거의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재에도 같은 위험 수준을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점검에서는 각 자산의 비중뿐 아니라 투자노출이 특정 국가와 산업, 금리, 물가와 같은 위험요인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지 않은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산배분은 한 번 완성하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분산투자는 서로 다른 이름보다 서로 다른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투자상품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분산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서로 다른 주식과 ETF를 보유하고 있어도 동일한 산업이나 국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겹친다면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함께 하락할 수 있습니다.

상관계수는 이러한 관계를 -1에서 +1 사이의 숫자로 표현해 자산들이 어느 정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파악하도록 돕습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적절하게 조합하면 각 자산의 개별 변동성이 존재하더라도 포트폴리오 전체에서는 일부 움직임이 서로 상쇄되면서 위험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상관계수 역시 과거 데이터에서 계산된 값입니다. 시장위기와 금리, 물가, 경기의 변화에 따라 자산 간 관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숫자를 영구적인 특성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자산배분의 목적은 완벽하게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을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경제환경에서도 모든 보유자산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줄이고, 특정 위험이 포트폴리오 전체를 지배하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데 더 가깝습니다.

결국 분산투자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은 계좌에 들어 있는 종목의 개수가 아니라 그 자산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 위험을 가지고 움직이는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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