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성과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는 수익률입니다. 연평균 5%, 7%, 10%처럼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면 서로 다른 투자상품의 성과를 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평균수익률이 같다면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자산도 같을까요?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투자상품은 매년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다른 상품은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더라도 두 상품의 산술평균수익률은 같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투자수익률이 매년 이전 자산에 연속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큰 손실이 발생하면 다음 해부터 수익을 만들어낼 투자원금 자체가 줄어듭니다.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도 감소한 자산을 기준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손실률보다 더 높은 상승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평균수익률뿐 아니라 변동성과 복리수익률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1. 변동성은 투자수익률이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투자에서 변동성은 자산가격이나 수익률이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가격 움직임이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은 변동성이 낮다고 표현하고, 짧은 기간에도 상승과 하락의 폭이 큰 자산은 변동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투자상품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상품의 연간 수익률
• 1년 차: +5%
• 2년 차: +5%
B상품의 연간 수익률
• 1년 차: +30%
• 2년 차: -20%
두 상품의 산술평균수익률을 계산하면 모두 5%입니다.
A상품: (5% + 5%) ÷ 2 = 5%
B상품: (30% – 20%) ÷ 2 = 5%
평균만 보면 두 상품의 성과가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최종자산을 계산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2. 같은 평균수익률인데 최종자산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상품에 각각 1,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먼저 A상품입니다.
1년 후
1,000만 원 × 1.05 = 1,050만 원
2년 후
1,050만 원 × 1.05 = 1,102만 5천 원
최종자산은 1,102만 5천 원입니다.
이번에는 B상품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첫해 30% 상승하면
1,000만 원 × 1.30 = 1,300만 원
다음 해 20% 하락하면
1,300만 원 × 0.80 = 1,040만 원
최종자산은 1,040만 원입니다.
두 상품의 산술평균수익률은 똑같이 연 5%였지만 A상품은 약 10.25%의 누적수익을 기록했고 B상품의 누적수익은 4%에 그쳤습니다.
차이를 만든 요소가 수익률의 변동입니다.
3. 수익률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에 연속적으로 곱해집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투자수익률을 계산하는 방식을 살펴봐야 합니다.
투자성과는 매년 수익률을 단순히 더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첫해 30% 상승하고 다음 해 20% 하락했다면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1.30 × 0.80 = 1.04
최종적으로 최초 자산의 1.04배가 되므로 누적수익률은 4%입니다.
산술적으로는 +30%와 -20%를 더하면 +10%이고 이를 2년으로 나누면 연평균 5%가 됩니다.
실제 자산은 2년 동안 10%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 때문에 장기투자의 결과를 평가할 때 산술평균수익률만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4. 상승률과 하락률은 서로 대칭적이지 않습니다
변동성이 복리수익에 영향을 주는 가장 직관적인 사례는 손실과 회복의 관계입니다.
1,000만 원이 10% 하락하면 900만 원이 됩니다.
900만 원이 다시 10% 상승하면 990만 원입니다.
원금보다 10만 원 부족합니다.
하락률이 커지면 필요한 회복률의 차이도 빠르게 확대됩니다.
• 10% 손실 → 원금 회복에 약 11.1% 상승 필요
• 20% 손실 → 25% 상승 필요
• 30% 손실 → 약 42.9% 상승 필요
• 40% 손실 → 약 66.7% 상승 필요
• 50% 손실 → 100% 상승 필요
50% 하락한 뒤 50% 상승하면 원금으로 돌아올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결과는 다릅니다.
1,000만 원이 50% 하락하면 500만 원이고, 여기에서 50% 상승하면 750만 원입니다.
원금 회복을 위해서는 남은 500만 원이 두 배가 되어야 합니다.
5. 변동성 손실은 장기 복리수익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이 장기적인 자산 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현상을 흔히 변동성 손실 또는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수익률의 변동폭이 커질수록 산술평균수익률과 실제 복리 성장률 사이의 차이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상품은 첫해 +50%, 다음 해 -50%를 기록했습니다.
산술평균수익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50% – 50%) ÷ 2 = 0%
평균만 보면 자산에 변화가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자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1,000만 원 → 1,500만 원 → 750만 원
2년 동안 25%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평균수익률 0%라는 숫자만 봤다면 파악하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6.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은 서로 다른 정보를 보여줍니다
투자수익률을 분석할 때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을 구분하면 변동성의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산술평균은 각 기간의 수익률을 더한 뒤 기간 수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기하평균은 여러 기간의 수익률이 실제 자산에 연속적으로 적용되는 복리 구조를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30%와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산술평균은 5%입니다.
기하평균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1 + 0.30) × (1 – 0.20)]^(1/2) – 1
계산하면 약 1.98%입니다.
실제 자산은 연평균 약 1.98%씩 복리로 증가한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든 셈입니다.
산술평균 5%와 상당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7. 평균수익률이 높아도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면 결과가 불리할 수 있습니다
투자상품을 선택할 때 높은 평균수익률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이 큰 가격 변동을 동반한다면 투자자가 실제로 얻는 복리수익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자산이 장기간 높은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면 투자자가 실제로 견뎌야 했던 위험도 컸다는 의미입니다.
더구나 실제 투자자는 가격이 크게 하락했을 때 심리적인 부담으로 매도하거나 투자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은 수학적으로 복리 성장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투자자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자성과를 평가할 때 수익률과 위험을 분리해서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8. 큰 손실을 줄이는 것이 장기수익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에서는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만큼 큰 손실을 피하는 것도 자산 성장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시장이 40% 하락할 때 한 포트폴리오가 20% 하락에 그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40% 하락한 자산은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약 66.7% 상승해야 합니다.
20% 하락한 자산은 25% 상승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손실을 상대적으로 작게 제한했다면 이후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원금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부담도 줄어듭니다.
이것이 자산배분과 분산투자에서 변동성 관리가 다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목표는 모든 손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전체 자산의 복리 구조를 크게 훼손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9. 분산투자는 서로 다른 자산의 움직임을 활용합니다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분산투자입니다.
주식 여러 종목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완전한 분산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경제환경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만 보유한다면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동시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배분에서는 서로 다른 위험요인에 반응하는 자산을 조합해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이 상관계수입니다.
두 자산의 수익률이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한 자산의 하락을 다른 자산의 움직임이 일부 완충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분산투자의 목적은 종목의 개수를 무작정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구조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10. 정기적인 리밸런싱도 위험 수준을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처음 설정했던 자산 비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 60%, 채권 4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데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면 주식 비중이 70%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자산 규모는 증가했지만 포트폴리오가 처음보다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리밸런싱은 이렇게 변한 자산 비중을 목표 수준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리밸런싱이 모든 상황에서 수익률을 높여주는 전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계획했던 위험 수준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에서는 수익률 관리와 함께 위험의 크기가 의도하지 않게 변하고 있지 않은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11. 투자기간이 길수록 변동성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장기투자는 단기적인 가격변동을 무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일시적인 시장 하락을 회복할 기회가 생길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큰 손실이 복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 투자할수록 여러 번의 상승장과 하락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과정에서 자산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변동성을 가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시장이 크게 하락했을 때 계획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는 이론적으로 가장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포트폴리오와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12. 수익률을 볼 때 변동성과 최대낙폭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상품의 과거 성과를 분석할 때 연평균수익률 하나만 확인하기보다 여러 지표를 함께 활용하면 위험을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 연평균 복리수익률(CAGR)
• 수익률의 변동성
• 최대낙폭(MDD)
• 손실 이후 회복에 걸린 기간
• 위험 대비 수익률
CAGR은 자산이 장기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성장했는지 보여줍니다.
변동성은 그 성장 과정에서 수익률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나타냅니다.
최대낙폭은 특정 기간에 고점에서 저점까지 자산이 얼마나 크게 하락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같은 연평균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상품이라도 이러한 위험지표를 함께 보면 투자자가 실제로 경험했을 투자과정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평균수익률보다 실제로 남은 자산이 투자성과를 말해줍니다
평균수익률은 투자성과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데 유용하지만 그 숫자 하나만으로 장기투자의 결과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30%와 -20%의 평균은 5%이지만 실제 복리수익률은 약 1.98%입니다. +50%와 -50%의 평균은 0%지만 투자자산은 25% 감소합니다.
이 차이는 투자수익률이 매년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자산을 기준으로 연속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큰 손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감소한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해집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산술평균수익률과 실제 자산의 복리 성장률 사이에는 격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장기 자산관리에서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매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위험을 관리하고, 큰 손실로 투자원금의 기반이 심하게 훼손되는 상황을 줄이면서 자산을 지속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장기 복리 성장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투자성과를 비교할 때 평균수익률에서 분석을 끝내지 않고 변동성과 최대낙폭, 복리수익률까지 함께 보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